안녕하세요, 니나입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 19 사태에 메르켈 총리가 오늘 ( 2020년 3월 22일 일요일 ) 새로운 규칙을 발표했습니다. 2인 이상 다니지 말 것, 식당과 미용실, 타투샵 등 접촉이 있는 영업장은 영업을 당분간 하지 말 것, 다만 음식 배달은 허용되며 이 경우 벨을 누르고 음식을 두고 가야 한다고 하네요. 그 외에도 출근이나 병원 출입은 허용되나 그 어떤 파티나 모임을 가지지 말라는 등 매우 구체적인 규칙들을 내놓았어요. 최소 2주간 유효한 이 사항들은 권장사항이 아닌 '규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미 학교와 유치원은 문을 열지 않고 있었고, 대부분의 회사들도 자체적으로 홈오피스를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 동료를 만나도 포옹이나 악수는 절제하고 떨어져서 터치 없이 안부를 묻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처럼 대외적인 규칙은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데요. 이렇게 겉으로는 침착하게 대응하는 듯한 독일이지만, 얼마 전 마트에 갔었을 때는, 화장실 휴지와 스파게티, 계란 등이 모두 매대에 텅텅 비어있어서 굉장히 당황했었습니다. 메르켈 총리의 사재기는 불안감만 증폭시킬 뿐이며 이미 창고에 충분한 양의 식량과 생활용품이 있으니 안심하라는 이전 담화문 발표 ( 2020년 3월 18일 수요일 ) 이후 그래도 눈에 띄게 매대에 상품들이 채워진 모양새였습니다. 그럼에도 평상시보다는 물량이 반절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았죠. 사실 독일 내에서도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을 몰상식하고 배려가 없다며 욕을 하는 분위기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등 각종 SNS엔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을 조롱을 하는 유머글이나 유튜브 영상들이 넘쳐납니다.
아래는 유튜브에서 오늘 인기 2위를 한 화장실 휴지 송입니다. ㅋㅋㅋ
노래는 경쾌하고 가사도 유쾌한데, 보시기에 조금 불편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위의 사진은 3월 15일경 가장 사재기가 심할 때의 모습입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스파게티 면이나 계란은 편하게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고 화장실 휴지도 아침 일찍 매장에 방문하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어제오늘 길거리에서는 주말임에도 차가 다니지 않았고, 수영장이나 헬스장이 모두 문을 닫아서 저희 커플도 갈 곳이 딱히 없었습니다. 잠깐 산책 겸 나갔던 동네 공원, 산책로도 썰렁합니다. 이 맘 때쯤이면 햇빛을 쬐려고 우다다다 길거리 카페나 아이스크림 가게가 북적이곤 하는데요. 지난주 까지만 하더라도 북적이던 동네 아이스크림 가게마저 어제는 문을 닫았습니다. 집 앞 치과, 음식점 등 슈퍼마켓과 베이커리를 제외하곤 모두 문을 닫아서 거의 유령도시 같은 분위기입니다. 주택가 전체가 썰렁한데 집집마다 주차된 차만이 사람들이 다 집에 있음을 예상하게 하는 정도랍니다.
에고, 눈치없게 날씨는 정말 좋아요. 드디어 독일의 지겹고 길고 긴 겨울이 다 지나간 것 같아요. 다들 밖을 나가지는 못하고 햇볕은 쬐고 싶으니 발코니에 종일 앉아서 담배 피우고, 조용조용하게 전화통화를 하거나 앉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집 발콘을 나가도 옆집 아랫집 다 나와 있더라고요. 서로 2미터 거리 두기는 지키려고 중앙에 자리들을 잡고 인사 정도만 합니다.
무엇보다 '규칙'을 중요시 여기는 독일인들의 특성상 오늘 발표한 새로운 규칙의 효력은 굉장히 강력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따라서 코로나 감염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개인적으로는 예상을 하는데요. 여기서 다같이 궁금한 점 하나는, 왜 독일은 마스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지 않는가?입니다. 한국은 심할 정도로 마스크를 강조하는 것 같은데요. 이곳에서는 길에서도 마스크를 하는 사람이 드문 편입니다. 마트 직원들도 딱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 않아요. 마스크의 효력이나 중요성을 강조하면, 사재기로 인한 불안감이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일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bleib gesund! 건강하시길 바라며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게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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