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근황18

자유의 몸이 된 도비는 행복합니다 안녕하세요, 퇴사는 행복이고 기쁨이에요. 5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팠던 곳들이 갑자기 괜찮아지고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도 않은데 살이 빠지고 피부가 좋아졌어요. 만병의 원인이 스트레스라더니, 제 스트레스의 근원이 회사였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별다른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그럭저럭 잘 지냈던 것 같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나 봐요. 지긋지긋한 사내정치도 어지간히 싫었지만 가장 싫었던 건 아무래도 회사원처럼 되어가는 저의 모습이었던 것 같아요. 어쨌든 회사라는 조직은 조직을 위해서 개개인이 희생을 할 수밖에 없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구조니까요. 서로의 성장과 발전을 응원해 주는 노사관계란 마치 판타지죠. 그런 회사가 있다고 듣긴 했습니다만, 몇몇 친구들은 그런 곳에서 일을 한다고 합니다만 아쉽게도.. 2023. 9. 7.
독일에 또 다시 겨울이 왔어요 독일의 겨울은 유난히 길어요. 특히 겨울밤이 길죠. 여름에 비해 해가 뜨는 시간이 정말 적어서 더 춥고 쓸쓸한 거 같아요. 한국에 있을 때는 겨울을 가장 좋아했는데 독일에 살다 보면 여름이 가장 그리워져요. 약간 이런 느낌이에요. 한국의 겨울은 살을 에는 듯한 추위지만 독일의 겨울은 온몸에 곰팡이가 쓸 것 같아요. 햇빛을 못 봐서요. 어쩐지 난방도 되지 않는 깊은 지하실에서 오랫동안 보관되고 있는 느낌이에요. 뭐, 그래도 여전히 겨울밤 이불속은 좋아합니다. 얼었던 발이 녹는 느낌이 좋아요. 저는 출근을 아침 7시 반쯤에 해서 퇴근은 4시 반 정도에 하는데요. 늘 어두워요. 출근길도 어둡고 퇴근길도 어두워요. 사무실에 있을 때의 창밖이 그나마 가장 밝죠. 그래도 그렇게 환한 느낌이 들진 않아요. 날씨도 뭐.. 2022. 12. 16.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은 오후 유난히 나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은 그다지 자주 이렇게까지 자신의 나이를 매일매일 되새기며 살지 않는 것 같은데, 저 혼자서만 유독 벌써 서른여섯인데 곧 마흔이 될 텐데 하면서 조급해져요. 주말이라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어요. 새 지저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으니까 누군가에게는 너무 잔인할 정도로 무료하고 고요한 주말이겠지만, 저한테는 겨우 일주일에 한두 번 오는 소중한 시간이죠. 쓸데없는 걱정이나 망상이 시작되면 쉽게 끝내지 못해서 책을 읽을 시간이 줄어드니까 이왕이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래도 오늘 이 이야기는 마무리 지어야겠습니다. 저는 왜 유독 나이에 집착할까요? 밤에 잠잘 준비를 할 때 낮의 활동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면 핸드폰을 늦게까지 본다는 기사를 읽.. 2022. 9. 8.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니나입니다 :) 한국, 한국 그렇게 불경 외듯이 외더니 겨우 다녀왔습니다. 몸 건강하게 아주 잘 다녀왔는데요. 1주일은 자가 격리, 1주일은 밀린 한국 관공서 업무 및 안경/생필품 구매와 너무나 그리웠던 친구들과의 만남, 나머지 마지막 1주일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제주여행을 했답니다. 총 3주간의 알찬 한국 방문이었습니다. 마지막 방문이 코로나 발생이전인 2019년이더라고요. 곧 격리기간이 사라지니까 그때 가자 하면서 미루고 미루다 이렇게 오랜만에 방문했네요. 독일에 거주한 이후 이렇게나 오랫동안 방문하지 못했던 적은 없어서 정말 저도 모르게 아주 아팠고 힘들었었나 봅니다. 몸이 계속 좋지 못했는데 한국 방문 이후에 원인을 알 수 없던 몇 가지의 증상이 말끔하게 치료되었습니다. 다양한 병원.. 2022. 3. 17.
뒤늦게 2021년을 정리하면서 짧게 쓰는 글 안녕하세요, 니나입니다. :) 작년에는 좀 더 주변 사람들에게 겁내지 않고 다가가고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제법, 혹은 조금은 아쉬웠던 결과였어요. 겨울이 들어서야 부랴부랴 주변사람들을 챙기기 시작하는 허접한 저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조금은 뜬금없이, 갑자기 다가가려고 애쓰다보니 인간관계에 서투른 어린 시절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어요. 어릴 때 제가 저한테 스스로 붙인 별명이 외계인인데요. 사춘기 시절 누구나 겪어보는 그런 어색한 감정을 담은 별명이었어요. 저멀리 외계 행성에서 인간세계에 갑자기 떨어진것만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그게 벌써 10대를 막 시작하면서 지은 별명인데 30대 후반이 되어서까지 그다지 달라진게 없는 느낌이니까, 제 영혼은 성숙한것처럼 보여도 그냥 그자리 그대로 저인채로 남아있.. 2022. 1. 22.
지나간 어린 날들이 그리워지는 _ 그리고 또 이런걸 곱씹는 예민한 나를 위해 안녕하세요! 니나입니다. :) 어제 중학교 동창 친구에게 카톡 연락이 왔어요. 뜬금, 옛날 사진 한 장이 단톡방에 딱 전송이 된 거죠. 함께 스페인 여행을 갔었을 때 저를 찍은 사진인데 몇 년 전 사진인데도 엄청 옛날 같아서 깔깔 웃었어요. 그리고 갑자기 시작되었습니다. 흑역사 공유하기 시간이요. 분위기는 점차 과열되었고, 핸드폰 앨범에서 끝나지 않았죠. 저는 서랍속 깊게 묻어놓은 디지털카메라의 SD 카드를 진짜 몇 년 만에 꺼냈어요. 자기애로 똘똘 뭉친 셀카들 사이로 연기 연습 영상이나 술자리 사진들이 가득했습니다. 연기, 연애, 술. 이렇게 정리할 수 있는 제 어린 날들이었어요. 그리고 친구들의 재밌는 모습들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계속 웃었습니다. 저 때 머리스타일 왜 저래, 저 때 우리 진짜 말랐다.. 2021.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