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니나입니다 :) 그동안 공부도 해야 하고 병원도 다녀야 하고, 또 사업도 준비하느라 너무 바빴어요. 그래서 블로그에 자주 올 시간이 없었는데요, 드디어 후기를 남겨봅니다. 다양한 일들을 함께 처리해야 해서 그 어느 곳에도 100% 집중할 수 없었지만, 시간을 잘 쪼개서 사용해 보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시험 결과는 이제 4주에서 8주 이내에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잡센터에서 무료로 제공해 주는 VHS B2 과정을 드디어 끝냈습니다! 마지막 과정이 시험이었던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하려고 했는데요. 막상 시험 당일이 되어서는 너무 긴장해서 제대로 된 실력이 나오지 않았던 것 같아요. 평상시에 잘 풀던 문제들도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실수도 많이 한 것 같고, 쓰기 시험도 연습 때와는 다르게 칸이 모자라서 마무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거든요. 또, 문제 해석도 잘못했던 게 많았던 것 같습니다. 모두 변명이겠지만, 아무래도 길게 준비했던 만큼 아쉬움도 크네요.
1. VHS B2 für den Beruf 과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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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1-실업급여를 받는 중엔 독일 어학원이 공짜?! - '취업을 위한 독일어 직업 교육'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3시간씩 독일어 수업이 있었어요. 평상시에도 켄과 독일어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회화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지만, 저의 큰 문제는 문법이었어요. 독일에 오고 나서 배운 1년 동안 실력이 늘지도 않은 채 그 수준에서만 말을 만들어서 하느라, 표현도 많이 부족했죠. 많이 답답하기도 했고요. 또, 메일을 쓰거나 편지를 쓸 때는 번역기나 챗GPT의 도움 없이는 한두 줄 쓰기도 어려웠습니다. 8개월 동안 많이 쓰고, 많이 배우다 보니 확실히 많이 교정이 된 것 같아요. 아직도 많이 틀리고, 모르는 말도 정말 많지만 그전보다는 조금 나아진 것 같아 뿌듯합니다.
특히 수입 활동 걱정 없이 어학 공부를 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어요. 집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거리의 Volkshochschule를 다녔어요. 살짝 더 가까운 곳이 있었지만, 오히려 걸어야 하는 구간이 좀 더 길더라고요. 특히 B2 레벨의 수업은 많이 없어서 시간에 맞는 곳을 찾기까지 한 달에서 두 달 정도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대기도 조금 있었고요. C1는 더 찾기가 어려운 것 같은데 아직은 계획이 없으니까 괜찮아요.
저희 반에는 대부분 우크라이나에서 온 난민이 많았어요. 모두 밝고 친절했지만 가끔은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분도 보였어요. 그런 모습들이 수업시간에 자연스럽게 나왔고 오히려 이런 상황들 때문에 더 가깝게 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어디에나 빌런도 있었고요.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다 똑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어학원에 다니니까 진짜 옛날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간 듯 쉬는 시간마다 수다도 떨고, 숙제를 하기 싫어서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기도 하고요. 또 학원에 가기 싫어서 아침마다 각종 이유들을 만들어내기도 했어요. 확실히 회사 생활과는 많이 다르기도 하고,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니까 삶에 활기가 가득 찼던 것 같아요.
마지막 두 달은 거의 시험 준비만 했던 것 같습니다. 읽고, 쓰고, 말하고.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시험 때와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서 연습했죠. 이때가 가장 지루했던 것 같아요. 새로 배우는 것 없이 배운 것을 반복적으로 연습했어야 하니까요. 마지막 교재는 혼자서 풀어오는 숙제가 많았는데 저도 이때부터 개인 사업 업무가 점차 많아져서 오히려 집중을 못했던 것 같아요.
2. 시험 후기
시험때 챙겨야 했던 준비물
- 연필, 지우개, 연필깎이 (샤프, 볼펜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음)
- 안이 투명하게 보이는 물병 (커피나 음료수는 반입 불가)
- 간편한 외투 (주머니가 많은 외투는 따로 보관해야 하고 반입불가)
- 신분증 필수
- 핸드폰 및 가방, 주머니 있는 외투는 시험장에 있는 보관소등에 맡기고 입장해야 함
- 손목시계, 시계 등 모든 기계식 제품도 반입불가 (시험장에 시계가 구비되어 있음)
읽기
수업시간에 모델 테스트를 정말 여러 번 많이 풀었어요. 한 번은 선생님이 이것보단 어렵게 나오진 않을 거라고, 가장 어려운 난이도의 시험지를 가져왔는데, 제 생각에는 그것보다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같은 반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긴장을 많이 했냐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분야의 단어들이 많이 나와서 그랬던 게 아닌가 생각도 해봐요. 평상시에 시간이 부족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오히려 10분 이상 남아서 두 번씩 다 볼 정도였는데 거의 다 꽉 채워서 풀고 5분 동안 가장 헷갈렸던 부분만 한 번 더 볼 수 있었어요.
듣기
듣기는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오디오 파일도 굉장히 분명하고 느린 어조로 말하는 데다가 테마도 쉬워서 비교적 쉽게 넘어갔던 것 같아요. 평상시에 가장 어려워했던 게 듣기 부분이었는데 오히려 잘 넘어갔어요. 수업 교재들이 오히려 듣기는 더 어렵게 나왔던 것 같아요.
쓰기
쓰기가 정말 아쉬웠는데요. 고객의 불만 사항에 대해 메일을 쓰는 부분에서 생각보다 답안지 공간이 너무 적은 거예요. 최대한 짧게 쓰려고 했지만, 문제에 표기된 꼭 적어야 하는 내용들을 다 쓰는데 칸이 모자랐어요. 답안지를 새로 받을 수 있는지, 혹은 추가 용지를 받을 수 있는지 물어봤지만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차라리 좀 짧게 쓰는 것을 연습했어야 했나 싶었어요. 포럼은 연습을 많이 했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쓸 수 있었습니다. 칸도 넉넉했고, 근거들도 잘 쓴 것 같아요. (이랬는데 점수가 이상하면 또 모르겠지만요.)
말하기
쓰기 이후에 말하기까지 쉬는 시간이 20분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챙겨 온 스니커즈를 넣고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고 나서 다시 입장한 시험장 안에 누가 파트너인지, 언제 시험을 보는지 시간표를 붙여주더라고요. 제 파트너가 하필 이 날 출석하지 않아서 저는 부득이하게 혼자서 시험을 보게 되었어요.
다들 오랫동안 준비를 같이 해온 친구들이라 계속해서 저를 신경 써주면서 말을 걸어주더라고요.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다들 파트너와 앉아서 말하기 연습을 했고, 저는 혼자서 열심히 머릿속으로 암기했던 내용들을 반복해서 연습했어요. 12시 30분 정도에 시작한 말하기 시험이었는데 제 순서는 14시 30분이었고 실제 시험은 14시 40분경 보게 되었어요.
저는 B1 자격시험을 Telc로 따로 신청해서 봤었는데, 그때는 문제지를 받고 따로 준비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래서 준비할 시간이 있는 줄 알았는데요. 바로 시험장으로 들어가서 시험관들 앞에서 문제를 바로 읽고 대답을 하는 형식이더라고요! 조금 당황했지만, 제가 아무래도 파트너 없이 혼자 하다 보니 많이 배려해 줬던 것 같아요. 시험관 중에 한 분이 제 파트너가 되어서 같이 대화를 했는데, 매우 편안하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외우고 암기한 건 자기소개밖에 못 써먹었고, 나머지는 그냥 자유롭게 이야기를 했어요. 최대한 평상시보다 문법에 신경 쓰면서 말하려고 했지만 성공하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시험 이후
친구들이 밖에서 다들 서서 수다를 떨고 있더라고요. 자기 차례가 끝나도 집에 가지 않고 계속 있었나 봐요. 심지어 제일 처음에 시험본 친구들도 남아있더라고요. 저는 너무 피곤해서 10분 정도만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사를 했어요. 다들 너무 어려웠다고 했지만 떨어질 것 같은 사람은 없어 보였어요.
3. 마무리
언제 다시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싶게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은 시간이었어요. 그에 비해 제 독일어 실력이 노력한 만큼 늘었냐 하면 그건 또 모르겠어요. 시험을 위해 많이 공부를 한 것은 맞고, 쓰기도 많이 늘은 것은 맞지만, 일상 회화에 도움이 되었냐 하면 또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직업교육의 일환으로 배운 거라 업무 용어는 많이 알게 되었지만요.
물론 켄의 소감은 달라요. 제 독일어가 많이 향상되었다고 해요. 또 주변의 독일분들의 의견도 그래요. 파이팅을 위해 해주는 말인지,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왓츠앱에 글을 쓸 때 항상 Deepl을 한 번 돌려주곤 했는데 그 횟수는 많이 줄어들었어요. 또, 암기한 문장들이 많다 보니 거기에 단어들만 바꿔서 쓸 수 있는 표현들도 많이 늘긴 했고요.
아무튼, 힘들었던 만큼 보람찬 시간이었다는 정도겠네요. 어제 시험이 끝나자마자는 긴장이 확 풀렸는지 엄청 오랫동안 잠을 잤어요. 이제야 내일부터 어학원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실감 나기 시작해요.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고,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좋은 사람들을 새롭게 많이 만날 수 있었다는 거였죠. 이게 정말 가장 감사한 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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