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니나입니다. :) 벌써 독일에 산 지 9년이 넘었어요. 매년, 혹은 하루에도 몇 번씩 독일에 대한 저의 평가는 이리저리 왔다 갔다 위아래로 바뀌지만, 저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독일 이민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여전히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주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이 가득 담긴 소소한 팁을 올린 제 스레드가 최근에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얻었었거든요! 그래서 도움이 될까 싶어 조금 더 상세한 버전을 블로그에도 담아 봅니다.
스레드 바로 보러 가기 : https://www.threads.net/@ninabak.de/post/C85bJUFtqv9?xmt
읽기 전 주의!! 매우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으므로, 대다수의 의견이 아닐 수 있습니다.
1. 필요 없는 물건은 두고 오세요
독일도 사람 사는 곳이니 웬만한 생활 용품은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대형 마트나 이케아, MediaMarkt 혹은 아마존 같은 온라인 상점에서 대부분의 생활필수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특히 알리나 테무 등 중국발 온라인 몰도 잘 되어 있어서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던 물건들을 쉽게 구할 수가 있어요. 예를 들어 플라스틱 밥주걱이나 고무장갑은 한인 마트에서 비싸게 주는 방법 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굉장히 저렴한 구매가 가능해진 것 같아요.
이전에 제가 쓴 자세한 쇼핑 정보를 담아 놓은 글이 있으니, 이것도 참고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2024.06.28-독일 쇼핑 어디서 할까? : 백화점부터 플리마켓까지! 세일은 언제?
2. 꼭 챙겨야 할 물건이 있다면?
이 부분에서 많은 분들의 의견이 갈리기도 합니다. 누구는 구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을 다른 사람은 쉽다고 하기도 하죠. 그래도 대부분 공통적으로 한국어 책과 한글 자판 키보드는 꼭 추천하는 항목일 것 같습니다. 또, 바로바로 다운로드하여 볼 수 있는 이북을 챙겨 오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저는 크레마와 킨들, 아이패드를 모두 번갈아 가며 사용 중입니다. 유명한 책은 한인 마트에서도 구매할 수 있고, 또 해외 배송도 시킬 수 있지만 아무래도 한국처럼 쉽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키보드도 한글 자판은 대부분 비싸게 구매할 수밖에 없고, 요즘 매우 잘 나오고 있는 한국 제조 기계식 키보드 제품은 더 구하기 어렵습니다.
밥솥은 의견이 많이 갈리는데요. 우선 전압은 독일과 한국이 약간 다르지만 무리 없이 사용이 가능합니다. 저도 한국에서 가져온 밥솥을 오랫동안 사용 중이기도 하고요. 요즘은 온라인에서 구매를 쉽게 할 수 있지만, 이미 한국에서 사용하시는 고가의 밥솥이 있으시거나 원하시는 모델이 있다면 가져오시는 것을 저는 추천드려요. 그밖에 김치 냉장고를 가져오시는 분들도 종종 봤습니다.
3. 여가 활동을 위한 수영과 자전거 타기
저는 독일어보다는 수영과 자전거만큼은 꼭 한국에서 배워서 오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독일어는 현지에서도 어차피 끝없이 배워야 하고, 또 잠깐 한국에서 배운다고 금방 실력이 늘지 않지만 수영과 자전거는 한 두 달만 배워오시면 거의 평생 동안 독일에서 알차게 써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 친구들은 독일의 자전거 도로에 만족을 못하고 잘 되어 있지 않다고 불평을 하지만, 한국에서 온 저는 대체로 독일이 자전거 타기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입니다. 또 공공 수영장도 잘 되어 있고, 강이나 바다로 놀러 다니며 여름에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정말 많답니다.
대신 꼭 개헤엄을 배워오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자유형처럼 속도감 있는 수영은 잘하지 않고, 대부분 머리만 빼꼼히 내놓고 개구리 같은 자세로 천천히 유영합니다.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는 것은 아이들에게만 허용되는 분위기로, 여가용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에서는 조용히 수영하는 것이 매너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독일은 수영마저 조용하게 즐기는 것 같네요.
4. 취미는 등산과 골프?
독일에서 낚시나 술자리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낚시나 술자리를 즐기셨던 분들은 등산이나 골프로 취미를 바꾸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낚시는 자격증이 있어야 해서, 즐기기 매우 까다로워요. 술자리는 맥주 한잔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취하도록 마시거나 늦은 밤까지 놀기가 어렵습니다. 늦은 밤까지 버스나 지하철이 다니는 것도 아니고, 대리 운전기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집 앞에 늦게까지 여는 술집이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주로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재우고 보내야 합니다. 이래서 파티 문화가 있나 봐요. 게다가 술 취한 채로 밤거리를 배회한다면 경찰이 올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대신 자연환경을 즐기는 취미는 매우 좋아요. 등산이나 골프가 취미로 아주 적합한데요. 알프스 산맥을 따라 등산을 다니셔도 좋고, 공공 골프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골프를 즐기기에도 매우 좋습니다.
5. 아이들과 함께라면
혹시라도 아이들과 함께 오실 생각이라면, 아이들은 대부분 알아서 잘 빨리 행복해지기 때문에 부모님의 행복만 걱정하고 오시면 될 것 같아요! 물론 적응이 느린 아이들도 있고 모든 아이가 행복해진다, 이런 말은 아니고요. 아이들 걱정 때문에 부모님들의 행복을 놓치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타지 생활이 힘든 건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어른들입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독일 문화도 스펀지처럼 빠르게 배우고, 언어도 금세 익히죠. 그렇지만 어른들은 직장에서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기도 어렵고, 독일 문화는 해가 갈수록 이해가 가지 않는 것만 많아지는 데다 독일어는 정말 너무 어렵거든요.
6. 한인 커뮤니티
아무래도 독일 이민에 대해 정보를 찾아보시다 보면, 부정적인 글이 많아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반감을 가지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그렇지만 유학생이나 사회 경험이 없는 분이 아니라면 딱히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오히려 정말 많은 도움을 받으실 겁니다. 온라인에 있는 각종 독일 관련 블로그부터, 베를린리포터, 페이스북 커뮤니티, 그 밖의 다양한 정보들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오프라인에서 만나시는 한인 분들의 조언이나 도움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되곤 합니다. 다른 국가의 분들보다 아무래도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함과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만나 굉장한 시너지가 나는 것 같습니다.
7. 인종 차별
인종 차별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으실 텐데, 대부분 하루 기분 망치는 정도일 뿐 범죄 수준은 잘 없습니다. 사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저도 처음 '니하오니하오, 칭창총~' 이런 말도 되지 않는 조롱을 들었을 때에는 온몸이 얼어붙는 것처럼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멍청한 사람들의 무식한 행동으로 보고 넘기면 됩니다. 물론 잘 잊히지 않고 매우 당황스럽지만요.
은근한 인종 차별을 사회생활을 하시면서 맞닥뜨리게 될 수도 있지만, 독일 정부를 포함한 여러 단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물론 변호사를 선임할 수도 있고요. 그러나, 거기까지 가게 되는 경우는 매우 적습니다. 대부분은 길거리의 조롱 정도가 전부이며, 그 밖의 문제는 짧은 대화로 해결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러길 바라고요..!
8. 한인 마트와 음식점
한인 마트와 한인 음식점이 정말 잘 되어 있어요. 오히려 한국식(미국식) 피자와 햄버거 먹기가 더 어렵습니다. 치킨은 요즘 한국식으로 여기저기 많이 팔아요. 9년 전만 하더라도 어떤 음식을 떠올리곤 눈물이 날 정도였는데, 요즘엔 주말에 먹으러 갈까? 하는 정도로 바뀌었어요. 조금 멀긴 해도 찾기 힘든 음식은 없는 수준입니다. 짜장면이나 팥빙수, 떡볶이나 김치찌개, 삼겹살과 오리고기 등 모두 팔고 있어요.
물론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에 한정된 이야기지만, 조금 외진 곳에 거주하셔야 한다면 택배로 바로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를 주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구하기 어렵다면, 아무래도 각각의 재료들을 모두 구매하셔서 직접 요리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9. 한인 교회
한인 교회가 정말 많고 다 큽니다. 저는 불교 같은 무교인데 가끔 놀러 가요. 찬양 시간에 클래식 전공한 친구들이 홀리하게 연주해 주거든요. 한국분들을 만나게 되면 30% 이상은 모두 교회나, 성당을 다니시는 것 같아요. 교회에서 얻으시는 정보도 많고, 서로 도움도 많이 주고받기 때문에 한국에서 종교가 있으셨다면 독일에서도 이어서 활동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10. 독일어
마지막으로 독일어는 원래 어렵습니다. 잘하는 애들이 진짜 이상한 거예요.
독일어에 관련해서는 제가 포스팅을 정말 많이 했더라고요. 많은 포스팅 중에 가장 궁금해하실 만한 내용을 담은 글 두 개를 소개합니다. 독일어 공부 얼마나 오래 해야 할까요?
2017.09.25-독일어 공부 얼마나 오래 해야 할까요?
그러면, 행복한 독일 생활이 되길 응원합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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